지역유산

개화산 나눔의 숲

운영자

2026-04-22

개화산 나눔의 숲
사진 - 김경현


개화산 나눔의 숲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 개화산 일대에 조성된 공공 녹지 공간으로, 개인 소유 임야가 지역사회에 기증되면서 형성된 사례다. 이 공간은 단순한 근린공원이 아니라, 도시 외곽 자연지형과 개인 기부, 그리고 공공 활용이 결합된 생활유산적 성격을 가진다.

 

이 숲의 출발점은 토지 기증이다. 해당 부지는 고(故) 정차점 씨가 1974년 매입한 개화산 임야로, 약 4만㎡ 규모의 산림이다. 이 토지는 개화산 등산로와 연결되고 약사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이미 지역 주민들이 통행과 휴식에 활용하던 공간이었다. 정차점은 생전 이 땅을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고, 2009년 사망 이후 공동 상속인들이 그 의사를 따라 강서구에 기증하면서 공공 공간으로 전환되었다.

 

이 기증은 단순한 토지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도시 내 공원은 공공 재정에 의해 조성되지만, 개화산 나눔의 숲은 개인 자산이 공공 자산으로 전환된 사례다. 특히 공시지가 기준 수십억 원, 보상 기준으로는 약 80억 원 규모의 토지가 무상으로 제공되었다는 점에서, 도시 공간 형성 과정에서 드문 사례로 볼 수 있다.

 

강서구는 이 공간을 ‘나눔의 숲’으로 명명하고, 기증자의 뜻을 기리는 기념비와 정자를 설치하는 등 기본적인 공원 형태를 조성했다. 이후 등산로 정비, 휴게시설, 운동기구 설치 등이 이루어지며 주민 이용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개화산을 찾는 이용자들에게 일상적인 휴식 공간이자 산책·운동 공간으로 사용된다.

 

공간적 특징을 보면, 이 숲은 완전히 새로 조성된 공원이 아니라 기존 자연 지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시설만을 더한 형태다. 이는 인공적인 공원 조성과 달리, 원래의 산림 환경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개화산 나눔의 숲은 ‘조성된 공원’이라기보다 자연 공간이 공공화된 사례에 가깝다.

 

이 숲의 의미는 세 가지 층위에서 정리된다. 첫째, 자연 지형의 공공화다. 개인이 소유하던 산림이 공공 공간으로 전환되면서, 지역 주민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유 자원이 되었다. 둘째, 기부 문화의 사례다. 도시 개발과 재산 가치 상승 속에서도 토지를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에 환원한 선택은 지역 사회 차원에서 상징성을 가진다. 셋째, 생활 공간의 확장이다. 개화산 등산로와 연결되며 일상적인 이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주민들의 생활 반경 안에 자연이 포함되는 구조를 만든다.

 

다만 이 공간에 대한 한계도 존재한다. 공원으로서의 시설 규모나 프로그램은 제한적이며, 체계적인 문화·교육 기능보다는 휴식 중심 이용에 머물러 있다. 또한 조성 과정과 이후 운영에 대한 상세 기록은 일부 보도자료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장기적인 관리 체계나 이용 변화에 대한 자료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개화산 나눔의 숲은 대규모 공원 개발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 공간은 계획된 도시 공원이 아니라, 개인의 의지와 지역 환경이 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강서구가 도시화 과정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자연 지형과 생활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개화산 나눔의 숲
사진 - 김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