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 이야기

양천 사람은 바람 마시고 죽을 마신다

운영자

2026-04-19

“양천 사람은 바람 마시고 죽을 마신다”는 말은 옛 양천 지역 주민들의 궁핍한 생활상을 압축해 전하는 속담으로 알려져 있다. 이 표현은 양천이 한강과 안양천 일대의 저지대와 구릉지가 뒤섞인 지역이어서 수해와 한해의 영향을 자주 받았고, 그 결과 농업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지역 인식과 연결되어 전승된다. 실제로 양천구 생활문화자원 정리 자료에서도 이 말은 한해·수해 등 재난으로 농사가 어려웠던 지역 사정과 관련된 속담으로 소개된다.

 

유래에 대한 전승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양천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나무를 해다가 한양에 팔았는데, 이 일을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서고 저녁에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한다. 이때 아침에는 동풍을 맞으며 출발하고 저녁에는 서풍을 맞으며 돌아오니 “바람을 마신다”는 말이 붙었고, 반복되는 흉작과 빈곤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죽으로 끼니를 잇는 형편이 많아 “죽을 마신다”는 표현이 이어졌다고 설명된다. 즉, 바람은 고된 이동 노동을, 죽은 궁핍한 식생활을 상징한다. 같은 내용은 양천 지역사 정리 자료에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전한다.

 

이 속담의 핵심은 단순히 “가난했다”는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양천 지역 주민들의 생계 방식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농업만으로는 충분히 살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사람들은 나무를 지고 한양으로 가는 부업적 노동에 의존했고, 바람을 맞으며 오가는 긴 이동은 일상의 일부였다. 따라서 이 표현은 지역 주민의 빈곤을 말하는 동시에, 자연환경과 시장경제에 매여 있던 생활 구조 자체를 보여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속담의 유래 설명은 향토자료와 지역 전승에서 반복되는 내용이며, 조선시대 문헌에서 이 표현이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사용되었는지까지는 지금 확인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엄밀한 역사 기록이라기보다, 양천 지역의 자연환경과 빈곤한 생활 경험이 압축되어 형성된 구전적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리하면, “양천 사람은 바람 마시고 죽을 마신다”는 속담은 옛 양천 주민들이 바람을 맞으며 한양으로 나무를 팔러 다니고, 흉년과 수해 속에서 죽으로 연명하던 현실을 집약한 말이다. 이 표현은 양천의 가난을 단순히 과장한 말이 아니라, 지역의 자연조건과 노동, 식생활을 함께 드러내는 생활사적 언어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