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김경현
서울 강서구 가양동 440번지 일대, 현재 구암공원 인공호수 안에 자리한 광주바위는 단순한 기암이 아니라, 한강 수로와 지역 행정, 그리고 설화가 겹쳐진 장소다. 오늘날에는 공원 속 섬처럼 보이지만, 본래 이 바위는 한강 본류 한가운데 서 있던 바위섬이었다. 위치는 옛 공암나루 끝, 탑산 바로 옆 강물 속으로, 양천현 동쪽 약 2리 지점에 해당한다.
이 바위는 높이 약 12미터에 이르는 규모로, 두 개 혹은 세 개의 바위 덩어리가 모여 하나의 섬을 이루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 역시 일정하지 않다. ‘광주바위’라는 명칭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광제바위’라 불렸다는 설이 있다. ‘광제’는 넓은 나루를 뜻하는 말로, 이곳이 한강 수로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공암나루와 연결된다. 백제가 하남 위례성에 도읍하고 한강 물길을 장악하던 시기, 이 일대는 이미 전략적·교통적 요충지였고, 그 흔적이 지명으로 남았다는 해석이다. 이후 발음과 전승 과정에서 ‘광제’가 ‘광주’로 변형되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다만 이 부분은 문헌적으로 완전히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 전승이자 추측에 가깝다.
광주바위를 둘러싼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떠내려온 바위’ 설화다. 경기도 광주에서 큰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 바위가 물에 떠밀려 내려와 양천 땅에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후 전개다. 광주 고을에서는 이 바위를 근거로 양천현에 토지세를 요구했고, 양천에서는 매년 싸리비 세 자루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억울함을 느낀 양천현령이 “필요 없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통보한 뒤로는 더 이상 세금을 보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민담이 아니라, 자연물의 소유와 관할을 둘러싼 행정적 인식, 그리고 그에 대한 지역의 대응을 풍자적으로 드러낸다.
광주바위는 오랫동안 한강을 오르내리던 배들이 잠시 머무는 경승지이기도 했다. 서해로 드나들던 선박과 뱃사람들, 그리고 선유객들이 이곳에 노를 멈추고 풍경을 즐겼다는 기록이 전한다. 즉 이 바위는 단순한 지형물이 아니라, 한강 수로 문화 속에서 형성된 ‘멈춤의 장소’이자 감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풍경은 20세기 후반 급격히 변한다. 1970년대까지도 이 바위는 한강 물속에 잠긴 채 존재했고, 인근 허가바위굴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후 1980년대 올림픽대로 건설 과정에서 제방이 축조되면서 수로가 바뀌고, 바위는 육지 쪽으로 드러나게 된다. 자연 하천의 흐름 속에 있던 바위가 인공 구조물에 의해 고립된 셈이다. 그 결과 현재의 광주바위는 더 이상 강 한가운데 있는 섬이 아니라, 공원 안 인공호수에 자리한 경관 요소로 남게 되었다.
지금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만, 바위 자체는 여전히 옛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길과 나루, 행정 경계, 설화, 그리고 근대 이후 도시 개발까지—이 모든 층위가 이 바위 하나에 응축되어 있다. 광주바위는 한강이라는 자연 환경 위에 인간의 질서와 해석이 어떻게 덧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동시에 강서라는 지역이 겪어온 변화의 압축된 단면이다.

출처(강서구청, 홍보정책과,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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