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강서구

바니걸스(토끼소녀) '김포공항' - 김포공항

운영자

2026-04-19


바니걸스의 〈김포공항〉은 1977년 2월 21일 발매된 싱글 성격의 음반 〈김포공항 / 망서린 걸까〉를 통해 확인되는 곡으로, 작사는 정진태, 작곡은 김영광이 맡았다. 일부 회고 글이나 중고 음반 소개에서는 1978년 앨범으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현재 확인되는 음반 판매 자료와 곡 정보는 1977년 발매로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 또 당시에는 외래어 사용 제한의 영향으로 ‘바니걸스’가 ‘토끼소녀’라는 이름으로 병기되거나 대체 표기되기도 했다.

 

이 노래의 핵심은 김포공항을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감정이 응축되는 이별의 장소로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가사 첫머리인 “밤이 피는 김포 공항 비가 내리고”라는 표현은 장소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동시에 정서를 짙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어 “떠나갈 그 사람 너무나 아쉬워 한마디 말도 못하네”, “보내기 싫지만은 떠나갈 그 사람 공항은 슬퍼”라는 구절은, 공항을 떠나는 사람의 공간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이 슬픔을 견디는 장소로 바꿔 놓는다. 즉 이 곡에서 김포공항은 출발의 장소이기보다, 말하지 못한 감정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자리다.

 

이 점에서 〈김포공항〉은 1970년대 한국 대중가요가 공항을 다루는 전형적 방식을 잘 보여준다. 당시 김포공항은 해외 이동의 대표 관문이었고, 공항은 지금처럼 일상적인 이동의 거점이라기보다 오래 지속될지도 모르는 이별의 현장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공항 노래들은 대체로 활주로, 비, 손수건, 멀어지는 사람 같은 이미지를 통해 출국 자체보다 감정의 단절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바니걸스의 〈김포공항〉도 정확히 이 계열에 놓이며, 특히 밤과 비의 이미지를 결합해 슬픔을 더 농밀하게 만든다. 이 해석은 곡의 가사 구조와 동시대 공항 서사 가요의 경향을 함께 볼 때 무리가 없다.

 

바니걸스라는 팀의 존재 방식도 이 노래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 바니걸스는 일란성 쌍둥이 고재숙·고정숙으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로 알려져 있으며, 대중에게는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함께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포공항〉은 그 이미지와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으면서도, 명랑한 듀오의 음색 안에 의외로 짙은 이별 정서를 담아낸다. 그래서 이 곡은 단순한 비가(悲歌)라기보다, 가벼운 멜로디와 슬픈 내용이 교차하는 1970년대 대중가요 특유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만으로는 이 곡이 당대에 어느 정도의 판매량이나 차트 성과를 거두었는지까지는 확정하기 어렵다. 그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

 

정리하면, 바니걸스의 〈김포공항〉은 김포공항을 직접 제목으로 내세운 드문 대중가요 가운데 하나이며, 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공항이 지녔던 감정적 위상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노래에서 김포공항은 여행의 설렘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떠나는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 더 크게 남는 장소, 다시 말해 공항이라는 근대적 인프라가 개인의 슬픔을 수용하는 무대로 변한 자리다. 그런 점에서 〈김포공항〉은 김포공항을 배경으로 한 노래라기보다, 김포공항이라는 장소가 어떻게 대중의 정서 속에서 ‘이별의 공간’으로 기억되었는지를 드러내는 곡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