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유산

허가바위(공암바위, 허가바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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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7

출처 - [허가바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허가바위(許哥바위)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가양동 탑산 아래에 위치한 바위동굴로, 1991년 서울특별시 기념물로 지정된 유적이다. ‘공암바위(孔巖)’ 또는 ‘허가바위굴’이라고도 불리며, 가로 약 6m, 세로 2m, 길이 5m 규모의 자연 동굴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한강과 인접한 지리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바위 공간으로, 과거에는 계곡과 강이 맞닿아 있던 장소였으나, 1991년 올림픽대로 건설 이후 현재는 육지화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 바위동굴은 단순한 자연 지형을 넘어, 신석기시대 생활 유적으로서의 가능성이 언급되는 공간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강 유역에서 조개와 물고기를 채취하며 생활하던 사람들이 이곳을 거처로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점에서 선사시대 인간의 생활 흔적을 보여주는 장소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고고학적 발굴 성과나 구체적 유물 확인 여부는 자료에 따라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일부는 확실하지 않다.

 

허가바위는 지형적으로도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위에서 보면 비교적 낮은 바위처럼 보이지만, 아래에서 바라보면 수직에 가까운 절벽 형태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자색을 띠는 암석이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형태는 한강 주변 침식과 풍화 작용 속에서 형성된 자연 지형의 한 사례로 이해된다.

 

한편 이곳은 단순한 자연·선사 유적을 넘어, 지역 설화와 결합된 역사적 상징 공간이기도 하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양천 허씨의 시조로 알려진 허선문(許宣文)이 이 바위동굴에서 태어났다고 하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곳을 양천 허씨의 발상지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경기읍지』에는 허선문이 고려 태조를 도와 도강과 군량 지원에 공을 세워 ‘공암촌주’라는 벼슬을 받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때 ‘공암’은 곧 이 지역 지명을 가리키며, 이후 양천이라는 지명과 연결되어 양천 허씨로 이어진다고 설명된다.

 

허가바위는 선사시대 생활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지닌 자연 유적이면서, 동시에 고려 건국 설화와 결합된 지역 기원 서사가 중첩된 장소다. 이러한 이중적 성격 때문에, 이곳은 단순한 바위동굴을 넘어 강서 지역의 시간층위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경관으로 평가된다.


 

허가바위
사진 - 김경현

 

허가바위
사진 - 김경현

 

허가바위
사진 - 김경현

 

허가바위
사진 - 김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