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연구

조선인민보_1950_0818_02

운영자

2026-04-17

자료명    조선인민보 

대표표제어    조선인민보_1950_0818_02 

자료구분    문서(노획문서) 

언어    국한문 

국내소장처    이화여대(사업팀) 

권호    48 

발생소(지역)    서울시 태평로 1가 3십1 

발행사    조선인민보사 

필자(소속) 

지명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조선중앙통신, 유·엔 

 

원문    

【서울 16일발=조선중앙통신】 지난 14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에서는 외국 간섭자들의 군대를 조선으로부터 철퇴시키는 데 대한 방책을 취할 것을 전체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유·엔에 요구할 것과 조선 인민을 반대하여 침략자들에게 적극적인 방조를 주고 있는 리승만 외 9명의 반역 도배를 인민재판에 회부할 데 대하여 전체 조선 인민에게 호소하는 동시에 동 위원회에서는 미국 간섭자들을 반대하여 궐기한 전체 조선 인민의 불굴의 의지를 표명하는 서명수집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남반부의 전체 애국 인민들은 전쟁의 종국적 승리를 위하여 총궐기할 결심을 굳게 하면서 이 호소를 열렬히 지지하여 서명운동에 솔선 참가할 것을 맹세하고 있다. ▲철도로동자 홍종식 씨는 서명운동에 호응할 결의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미국놈들은 무슨 리유로 우리들 머리 위에 폭탄을 던져 수많은 동포들을 살륙하며 조선 인민들의 고귀한 피땀으로 된 공장 기업소 문화시설과 일반 주택시설들을 파괴하는가? 유·엔이 세계평화를 위하여 조직된 기구라면 조선내란에 무력으로 간섭하여 조선 인민을 도살하고 있는 미국 강도들을 하루바삐 조선에서 철퇴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놈들의 앞잡이가 되어 조국을 팔고 동족상쟁의 내란을 도발한 리승만 외 9명의 역도들은 조선 사람의 탈을 쓴 미국놈들이며 우리 조선 인민들의 철천의 원쑤로서 반드시 인민의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나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의 호소에 조선 인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먼저 호응하겠다.』 ▲김포군 양동면 농민 안삼성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미 제국주의자들은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애써 지어놓은 농작물을 갖은 명목을 붙여 빼앗아 가버렸다. 우리 농민들은 농사를 지은 보람도 없이 야□와 나무껍질로 연명을 해왔다. 이렇게 우리를 착취하고도 부족하여 해방된 평화스러운 우리 농촌에 매일같이 비행기로 날아와 폭탄을 퍼붓고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총으로 쏘아 넘기는가? 오직 략탈과 살륙만을 일삼는 미국놈들은 우리의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원쑤들이다. 또 그놈들의 손아귀에서 조국과 인민을 식민지 노예로 팔아먹고 있는 리승만 도당은 마땅히 인민의 손으로 처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조선 인민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조국애의 무한한 충성심을 원쑤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서명운동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아현동에 거주하는 시민 배원혁 씨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호소문을 열렬히 지지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미 침략자들은 우리 조국에서 전쟁을 도발하여놓고는 이것을 마치 평화와 자유를 옹호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있으나 제국주의자와 리승만 역도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놈들의 륜리에 따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나는 똑똑히 알고 있다. 미제와 리승만 역도들이 지꺼리는 평화와 자유가 우리 조선 인민에게 참혹한 댓가를 강요하는 것을 실지로 체험한 나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의 호소를 쌍수로 받들어 모든 조선 인민과 같이 침략군의 철퇴를 강력히 유·엔에 요구하고 조국의 영예를 끝끝내 더럽히고 있는 리승만 반역 괴수들을 인민재판에 회부할 서명에 솔선 참가할 것을 맹세한다.』 ▲학생 장현갑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유·엔은 미 제국주의 전쟁상인들의 도구로 리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선 인민들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노예로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조국이 놈들의 아세아 침략의 군사기지로 되는 것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우리 조선 인민들은 전체 인민을 반대하고 동족상쟁의 내란을 도발한 리승만 도당들을 소탕하면서 조국의 자유와 통일독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의의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무슨 외국의 간섭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미국 강도들은 하루바삐 조선에서 피 묻은 마수를 떼고 유·엔은 세계평화를 위하여 전쟁도발자들을 제재하여야 할 것이다. 가증한 것은 원쑤들의 사주를 받아 동족상쟁의 내란을 도발하고 놈들의 앞잡이가 되어 아름다운 조국 강토를 피로 물들이고 고귀한 조국의 아들딸들을 싸움터로 몰아넣는 리승만 역적들이다. 이 철천지 원쑤들은 반드시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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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8월 18일자 「조선인민보」 기사는 김포군 양동면—오늘날 서울 강서구 일대—를 포함한 남반부 주민들의 ‘서명운동 참여’를 통해 전쟁의 정당성을 구성하려는 선전 텍스트다. 이 글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의 호소를 중심으로, 유엔과 미국, 그리고 이승만 정권을 ‘외세와 결탁한 침략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는 조선 인민의 총궐기를 촉구하는 구조를 취한다. 강서구는 이 서사 속에서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농민의 경험과 감정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사례 공간으로 등장한다.

 

특히 김포군 양동면 농민 안삼성의 발언은 이 문서에서 강서구를 위치시키는 핵심이다. 그의 증언은 지난 5년 동안 농작물이 각종 명목으로 수탈되었고, 생존을 위해 풀과 나무껍질로 연명해야 했다는 극단적 상황을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미군이 비행기로 농촌을 폭격하고 농민을 사살했다는 서술이 덧붙여지면서, 강서구 일대는 단순한 농업 지역이 아니라 ‘침략의 피해 현장’으로 재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농민의 생활 경험은 개인적 고통을 넘어 집단적 분노와 원한으로 확장되고, 그 감정은 곧 정치적 행동—즉 서명운동 참여—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다.

 

이 문서의 구조는 명확하다. 먼저 외부의 적을 설정한다. 미국과 유엔은 조선에 간섭하는 침략 세력으로 규정되고, 이승만 정권은 그 하위 협력자로 묘사된다. 다음으로 내부의 주체를 조직한다.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등장하지만, 모두 동일한 결론—서명운동 참여와 투쟁 결의—로 수렴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흐름을 하나의 정치적 행동으로 묶는다. 그것이 바로 유엔에 대한 요구와 ‘인민재판’ 촉구, 그리고 전국적 서명운동이다.

 

강서구의 맥락에서 보면, 이 문서는 토지개혁 서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앞선 기사들이 토지를 받은 농민의 감격과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여기서는 그 감정이 외부 적에 대한 증오와 정치적 행동으로 전환된다. 즉 “수탈 → 고통 → 분노 → 서명 → 투쟁”이라는 흐름이 형성되며, 강서구 농민은 단순한 생산 주체가 아니라 전쟁과 체제 정당화에 동원되는 정치적 주체로 재구성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 문서가 강서구의 실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기보다, 특정한 서사 구조에 맞게 재배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 생산물 수탈이나 세금 부담과 같은 요소는 일정 부분 현실을 반영할 수 있지만, 공중 폭격이나 무차별 사살과 같은 서술은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과장은 단순한 왜곡이 아니라, 감정을 극대화하고 정치적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즉 사실의 정확성보다 서사의 효과가 우선되는 문서다.

 

결국 이 자료에서 강서구는 농촌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 현실이 정치적으로 조직되고 동원되는 현장이다. 토지 문제로 시작된 농민의 경험은 전쟁과 체제, 국제 정치까지 연결되며, 지역의 일상은 국가적 서사의 일부로 편입된다. 이후 강서구가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거치며 농촌의 흔적을 잃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문서는 그 이전 단계에서 지역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활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