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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제목
조선인의 불온행동 기획에 관한 풍문에 관한 건
경시총감이 국장에게 보고함.
대정 11년(1922년) 3월 29일 작성.
다음 두 사람은 아래 기재된 시각에 따라 귀국길에 올랐는데,
그들의 귀국 사정에 대해 도쿄에 있는 일부 조선인 학생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소문이 돌고 있어,
그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들은 바를 참고용으로 보고(통보)하는 바이다.
대상 인물
본적: 경기도 시흥군 수암면 고발리
주소: 도쿄 본향구 마루야마 후쿠야마정 15, 후쿠이 방 요시찰
대상 조선인: 최승만
3월 25일 오후 5시, 도쿄역 출발 귀국 (당시 26세)
본적: 경기도 김포군 양동면 염창리
주소: 도쿄부 에바라군 이루아라이정 불두입 964
요시찰 대상 조선인: 김도연
3월 23일 오후 5시 20분, 시나가와역 출발 귀국 (당시 30세)
소문 내용
위 두 사람은 출발에 앞서 도쿄에 있는 같은 무리의 조선인들과 빈번하게 비밀 회합을 가졌는데,
이번 귀국 후에는 조선 내 동지들과 협력하여,
곧 조선에 방문할 예정인
이왕세자 전하 및 그 비(妃)
또는
영국 황태자의 방일(또는 조선 방문) 시기를 이용하여
어떤 종류의 시위적·위험한 행동을 실행하려 하며,
이를 위해 각 지역에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추가 지시
경기도에서는 이들의 언행에 대해
보고해 주기 바란다.
보고 및 통보 대상
내무성, 외무성, 궁내성
척식국
조선총독부 경무국
각 도지사 및 관련 행정기관
1922년 일본 경찰 당국이 작성한 기밀 정보 보고 문서로, 조선인들의 ‘불온행동’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하고 감시하기 위해 생산된 첩보 성격의 자료다. 이 문서는 실제 사건이나 범죄 행위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도쿄에 체류하던 조선인 유학생 사회에서 떠돌던 소문을 근거로 특정 인물들을 요시찰 대상으로 지정하고, 그들의 귀국 이후 동향을 면밀히 감시할 것을 전국 행정·경찰 기관에 통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서에는 경기도 시흥군과 김포군 출신의 조선인 두 명이 등장하며, 이들은 일본에서 활동하다 귀국하는 과정에서 주목된 인물들이다. 일본 경찰은 이들이 출발 전 다른 조선인들과 빈번히 접촉하며 비밀 회합을 가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귀국 이후 조선 내 동지들과 연계하여 특정 시기를 이용한 시위적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풍문을 수집한다. 다만 문서 자체에서도 이러한 정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을 그대로 상부 기관과 각 지역 행정기관에 전달해 감시를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 자료의 핵심은 사건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식민 권력이 정보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 단계의 정보조차도 ‘기밀’ 문서로 분류되어 내무성, 외무성, 조선총독부, 각 도지사 등으로 광범위하게 공유되었으며, 특정 인물의 이동과 언행이 사전에 감시 대상이 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 문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대상으로 한 감시 체계가 사건 발생 이후의 처벌뿐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자료다.
특히 김포군 양동면 염창리 출신 인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오늘날 서울 강서구 일대가 이러한 감시망 속에 놓여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이는 해당 지역이 단순한 주변 농촌이 아니라, 식민 권력의 정보 수집과 통제 대상이 되는 공간이었음을 시사한다. 결국 이 문서는 독립운동 자체를 기록한 자료라기보다, 독립운동 가능성조차 사전에 억제하려 했던 식민 통치의 감시 구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1차 사료로 평가할 수 있다.
鮮高秘乙第一六八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