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유(李蹂)

운영자

2026-04-16

소악후월(小岳候月)
겸재 정선 그림


이유(李渘, 1675~1753, 본관 전주(全州), 자 중구(仲久), 호 소와·소악루(笑窩·小岳樓))는 조선 후기 영조 연간에 활동한 문신이자 문인으로, 양천(陽川), 즉 오늘날 서울 강서 일대 출신 인물이다. 그는 동복현감을 지내며 지방 행정에 참여했으며, 학문과 시문에 능해 문인으로서의 면모도 함께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그의 생애에서 강서 지역과의 관계는 특히 말년의 활동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인 양천으로 돌아와 가양동 궁산 일대에 거처를 두고 살았으며, 이곳에 소악루(小岳樓)라는 누정을 세웠다. 소악루는 한강을 굽어보는 궁산의 지형 위에 자리한 정자로, 주변의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풍류 공간이자 문인의 사유와 교유가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이유는 이 공간에서 스스로를 “강산의 주인”이라 칭하며 자연 속에서의 삶을 지향했는데, 이는 조선 후기 사대부들이 추구한 은거와 자적(自適)의 삶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소악루는 이후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등장하며 강서 지역의 대표적 문화 경관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 궁산 일대의 역사적 장소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비록 건물 자체는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지만, 이 공간을 통해 이유라는 인물의 삶과 사유는 지역의 기억 속에 지속적으로 호출되고 있다.

이유는 중앙 정치에서 두드러진 권력 인물이라기보다, 지방 행정과 문인적 삶을 함께 보여주는 인물이며, 특히 강서 지역에서는 출생지라는 기반 위에 실제 공간을 남긴 드문 사례로 의미를 가진다. 그는 강서에서 태어나 강서로 돌아와 삶을 마무리한 인물이며, 궁산 소악루라는 장소를 통해 지금까지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 속에 남아 있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