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유봉(仙遊峰, 일명 지주봉 砥柱峰)은 옛 양천 관가 동쪽 약 16리에 있던 두 개의 돌봉우리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고양군(현 합정동)의 용두봉과 마주했으며 북쪽 봉우리 동편에 양화나루가 있었다. 산 모양이 벌허리 같다 하여 동쪽 절반은 시흥군, 서쪽 절반은 양천군에 속했고 서쪽 안자락에는 십여 호가 모여 사는 양화리(楊花里)가 형성되었으며, 정상부에는 불당과 신각(장군당)이 각각 한 자리씩 있었다.
중국 사신 이종성(李宗城)이 선유봉 동편 석벽에 ‘지주(砥柱)’ 두 글자를 쓰고 고장·성명을 새겨 황하의 지주봉에 비유한 데서 ‘지주봉’이라 불렸고, 여기서 ‘지주’는 격류 속에서도 미동 없는 기둥 모양의 산을 뜻해 절개를 지키는 선비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1930년 일제가 김포비행장과 도로를 위해 양화리 주민을 인근(현 양평동)으로 이주시킨 뒤 채석장을 열고, 해방 후에도 미군이 비행장·도로 공사용 석재를 계속 채취·분쇄하면서 산체는 거의 소멸되었다. 1935년 10월 시역 확장으로 이 일대가 서울 영등포구에 편입되었고, 이후 시가도로 공사를 거쳐 선유봉 동쪽 끝 자리에 양화대교(제2한강교, 1962.6.20 착공–1965.1.25 완공, 폭 34.1m·연장 1,128m·8차선)가 놓였으며 지금은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다.
선유봉은 쥐산을 노리는 고양이 형상이라 하여 ‘고양이산’으로도 불렸고, 강 건너 잠두봉(절두산)과 함께 양화나루·망원정 일대의 경승지를 이루었으며, 한강변 교통·수운의 요충이자 양천·시흥의 경계봉으로 기능했다. 한편 강서구지는 ‘지주’를 ‘저주’로 오기했으며 이를 인용한 자료들에서도 같은 오기가 반복되었다.
지도 - 양천군읍지